장난감은 아이가 놔둔 그대로
이젠 집에 너무 오래 있다 보니 놀이가 바닥입니다. 장난감을 사줘야 하나 고민입니다. 일어나면 밥 먹고 블록놀이를 시작으로 젠가, 인형 몽땅 바닥에 널브러놓고 놀고 있습니다. 근데 널브러놓은 장난감을 치우면 안 된다고 합니다. 알고 계셨나요? 전 얼핏 듣긴 했지만 실천하지는 않았어요. 요즘 오은영 박사님의 강의를 하루에 하나씩 듣고 있는데 박사님도 치우면 안 된다고 하십니다. 가지고 놀다가 안 논다고 해서 그 놀이가 끝난 게 아니라고 하셨어요. 집중하는 시간이 짧기 때문에
이것저것 여러가지를 가지고 놀다가 그 놀이가 생각나면 또 가지고 놀기 때문에 놀이를 계속 이어간다고 말씀하셨습니다.
이 강의를 들은 뒤로는 장난감을 치우지는 않습니다. 물론 난장판 된 집을 보면 화가 나지만 쌍둥이들은 그 속에서도 놀잇감을 쏙쏙 잘 찾습니다. 나름대로 자신만의 루트가 있습니다.
청소놀이
21개월 쌍둥이는 엄마가 하는 모든 것에 관심을 가지는 시기입니다. 주방에도 들어오고 싶어서 맨날 주방침투를 하는 남매입니다. 주방에는 위험한 게 많아서 아직 오픈하지는 않아서 저와 매일 전쟁이랍니다. 곧 주방을 넘어올 것 같습니다. 청소는 매일 하니까 청소할 때마다 자기가 할 거라고 엄마의 청소도구를 몽땅 뺏어갑니다. 청소도구를 주고 깨끗하게 해줘 했지만 실상은 더 어질러놓습니다. 그래도 자신들이 쓱싹쓱싹 청소하는 게 즐거운지 연신 까르르 웃음소리가 넘쳐나네요.
서하는 마법사들이 빗자루 타고 다니는 것처럼 타고 다니네요^^ 청소놀이로 시작해서 다양한 놀이로 변형됩니다.
퍼즐맞추기
서하는 20개월쯤 퍼즐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. 그전에는 퍼즐이 있어도 제가 맞추거나 맞춰진 퍼즐만 봤는데
지금은 퍼즐을 직접 맞춥니다. 다 맞춘 퍼즐을 보고 "이거 뭐야?"라고 물어보고 제가 깡충깡충 토끼야 라고대답해 주면
비슷하게 따라 합니다. 처음에는 같은 퍼즐 맞추는 게 힘들어했지만, 하나씩 자신이 좋아하는 동물을 맞춰보면서 지금은 모든 동물퍼즐을 다 맞춥니다. 아들도 퍼즐에 관심은 보이지만 맞추지는 않습니다. 관심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저는 기쁩니다.
토끼랑 호랑이 사자 퍼즐 다 맞춘 서하입니다. 너무 잘해서 깜짝 놀랐어요.
고집이 생기는 시기
사진을 보면 말을 정말 잘 듣는 것처럼 보이지만 전 요즘 서하랑 기싸움 중입니다. 이 맘 때쯤은 다 기싸움하시나요?
그래도 제 말에 잘 따라와 주고 저의 행복바이러스였는데 요즘 저를 속상하게 만드는 장본인입니다. 물론 자기주장이 강해지는 시기라서 이해합니다. 요즘 딸이 제일 많이 사용하는 단어가 안 해, 안가, 안돼 이 세 가지입니다. 모두 부정적인 단어들입니다. 부정적인 말은 빨리 배운다고 하는데 정말 그렇네요. 옷 입자 해도 무조건 안해 하고 도망가고 뒤로 발라당 넘어갑니다. 이 닦자 하고 이 닦이면 소리치고 울고불고 이 닦는걸 정말 싫어합니다.
참다가 저도 화가 나면서 아이에게 화낸 적이 있는데 요즘 저를 봐도 잘 웃어주질 않습니다. 기분 풀어주고 놀아주니
조금 나아졌지만 그래도 아직은 뭔가 부족한가 봅니다.
아들은 정말 아기처럼 자기감정에 충실합니다. 좋으면 좋은 것 싫으면 싫은 것 아직은 감정에 솔직한 편입니다.
이맘때 아이들이 상대방의 감정에 대해서 알아가기 시작하는 단계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. 자신이 하고 싶은 거에 고집이 생기는 시기라고 들었는데 지금 저희 딸이 딱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시기인가 봅니다.
24개월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, 조금씩 나아졌으면 좋겠네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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